디지털 환경에서의 새로운 감정 노동
소셜미디어 관리자는 기업, 기관, 개인 브랜드의 온라인 이미지를 책임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게시물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댓글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디지털 공간은 익명성과 즉각성이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기 때문에 댓글에는 응원과 긍정적인 피드백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무례하거나 공격적인 언어, 악의적인 비난, 도배와 같은 문제성 발언들이 등장한다. 관리자는 이러한 댓글을 일일이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며,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 정서적 피로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객 응대나 서비스 관련 계정을 관리하는 경우, 소비자의 불만이 고스란히 댓글에 드러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현실의 콜센터 직원 못지않은 강도의 감정 노동을 겪는다. 이처럼 디지털 공간은 물리적으로는 비대면이지만, 정서적 소진을 일으키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부정적 댓글의 심리적 충격
댓글 대응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은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에 대한 지속적 노출이다. 소셜미디어 관리자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댓글을 확인해야 하며, 그중 일부는 욕설, 비난, 조롱과 같은 직접적 감정 공격일 수 있다. 이러한 언어는 단순히 일시적인 불쾌감을 넘어 장기간 노출될 경우 자기 존중감의 저하, 불안감,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관리자는 개인적인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조직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상처를 받더라도 이를 드러낼 수 없다. 결과적으로 감정의 억압과 반복적 충격이 쌓이면서 ‘정서적 소진(emotional exhaustion)’으로 연결된다. 특히, 같은 유형의 불만이나 공격적 댓글이 반복되면 관리자는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장기적인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즉각적 대응 압박과 소진 가속화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빠른 대응은 필수적이다. 기업과 브랜드는 고객 불만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신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는 끊임없이 알림을 확인하고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즉각적 대응 압박’은 업무와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근무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새로운 댓글이 달리면 신경이 곤두서고, 부정적 반응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져 퇴근 후에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이처럼 온라인 상호작용의 연속성은 관리자에게 심리적 긴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강요하며, 결국 정서적 소진을 가속화한다. 또한 고객 대응 매뉴얼은 대체로 일정한 친절함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관리자는 자신이 불편하거나 분노를 느끼더라도 이를 전혀 표현할 수 없다. 감정의 억제와 즉각적 대응 압박이 결합되면 관리자의 심리적 자원은 빠르게 고갈되고, 장기적으로는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복을 위한 제도적·개인적 전략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의 정서적 소진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과 제도적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일정 시간 이후 알림을 끄고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는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거나, 감정을 환기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통해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개인적 회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과 조직의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댓글 대응 업무를 전담팀이 교대제로 운영하여 특정 관리자에게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이나 감정 관리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정적 댓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리자에게 단순한 홍보 담당자가 아닌 ‘감정 노동자’로서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소셜미디어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건강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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