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리듬과 디지털 기기

SNS 스크롤링과 ‘수면 지연 증후군’

fiveseconds2025 2025. 9. 11. 10:00

1. 끝나지 않는 SNS 스크롤링 ― 수면 지연의 첫 단추

스마트폰 보급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잠들기 전 SNS 스크롤링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쇼츠 등은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사용자가 멈출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설계는 심리학에서 무한 자극(infinite scroll)과 보상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원리로 설명된다. 사용자는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새로운 정보나 재미를 기대하게 되고, 이는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중독적인 사용 패턴을 강화한다. 문제는 이러한 반복 행동이 수면 시간을 의도치 않게 계속 늦춘다는 점이다. 원래 11시에 잠자리에 들려던 사람도, SNS 피드를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자정이나 새벽이 되어버린다. 결국 SNS 스크롤링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수면 지연 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 DSPS)의 직접적인 촉발 요인으로 작동하게 된다.

SNS 스크롤링과 ‘수면 지연 증후군’
SNS 스크롤링과 ‘수면 지연 증후군’


2. 수면 지연 증후군 ― 생체 시계의 뒤틀림

수면 지연 증후군’은 단순히 늦게 자는 습관이 아니라, 뇌의 생체 시계(circadian rhythm)가 체계적으로 뒤틀린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적인 수면 리듬은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에 따라 밤이 되면 졸음이 오고, 아침이 되면 자연스럽게 각성 상태로 전환된다. 그러나 밤늦게까지 SNS 스크롤링을 하는 습관은 블루라이트 노출과 뇌의 지속적인 각성을 유발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결과적으로 뇌는 ‘아직 낮이다’라는 잘못된 신호를 받고, 잠들 준비를 미루게 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자연스러운 수면 시간은 점점 늦춰지고 아침 기상은 더욱 힘들어진다. 특히 직장인이나 학생처럼 사회적 일정에 맞춰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실제로 필요한 기상 시간과 뇌가 원하는 기상 시간 간의 간극이 커지며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SNS 스크롤링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생체 시계의 주기를 지연시켜 수면 장애로 발전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3. SNS 콘텐츠의 자극성 ― 뇌의 각성과 불면증 악화

SNS가 수면 지연을 유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콘텐츠의 자극성에 있다. 짧고 강렬한 영상, 빠른 텍스트 피드, 끊임없는 알림은 뇌의 각성 수준(arousal level)을 높여 휴식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공감이나 분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는 뇌의 편도체와 전두엽을 동시에 자극하여, 수면 전에 필요한 차분함을 앗아간다. 예를 들어 자기 직전에 자극적인 뉴스 기사나 논란성 콘텐츠를 보면, 뇌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쉽게 잠들지 못한다. 게다가 SNS는 ‘사회적 비교’와 ‘좋아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사용자가 심리적 불안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불면증은 단순한 생체 시계의 문제를 넘어서, 심리적 요인과 얽힌 복합적 장애로 심화될 수 있다. 결국 SNS 스크롤링은 신경과학적·심리학적 두 차원에서 모두 수면 지연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이중적 자극 요인으로 작용한다.


4. 수면 지연 증후군 극복 ― SNS 사용 습관의 재구성

SNS 스크롤링과 수면 지연 증후군의 연관성이 뚜렷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용 습관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취침 전 최소 1시간은 ‘디지털 선셋(digital sunset)’ 시간을 정해, 스마트폰과 SNS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이 시간을 대신할 수 있는 활동으로는 책 읽기, 명상, 저널 쓰기 등이 있다. 둘째, 스마트폰 화면의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를 활용하거나, 아예 침실에서 기기를 치워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셋째, 사용자가 스스로 SNS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앱 제한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넷째, 사회적으로는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면 위생 교육(sleep hygiene education)이 필요하며, 기업 차원에서는 야간 SNS나 메신저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 요구된다. 결국 SNS 스크롤링으로 인한 수면 지연 증후군은 단순히 개인의 게으름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낸 생활 패턴의 함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다.